하버드 감정수업
CHAPTER6 분노,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시한폭탄
하버드 최고의 인기 교양강좌 행복학 특강을 강의하는 탈 벤 샤하르 교수는 분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타인을 공격해야 한다면 분노했을 때 칼을 휘두르지 않는다는 원칙을 기억하십시오. 분노는 가장 어둡고 음울하며 불안을 유발하는 부정적 감정입니다. 분노가 여러분의 삶을 지배하게 둔다면 건강을 해치고 가정이 파괴되며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는 신경이 마비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호시탐탐 불타오를 기회만 노리는 분노를 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렇게 분노를 완전히 배제했을 때의 행위만이 이성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30621(수)----------------------------
6-1. 분노가 당신을 태워버리기 전에 (P 213)
미국인의 추앙을 받는 사상가이자 정치가, 과학자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분노로 시작하면 치욕으로 끝난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분노의 힘’은 하버드의 이념과도 일맥상통한다. 하버드 총장 드루 길핀 파우스트는 “분노가 이성의 불꽃을 꺼뜨리면 인류는 암흑 속으로 추락할 것이다.”라고 말했고, 하버드 심리학 박사 레드포드 윌리엄스는 아내와 공저한 저서 <분노가 죽인다>에서 분노의 잔혹성을 경고했다. 이 책의 제목은 마흔한 살에 세상을 떠난 드웨인에게 일종의 예언과 같았다.
이제 막 마흔한 살이 된 드웨인은 일을 하다가 등에 큰 상처를 입었다. 회사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그를 해고했고 다친 데다 직장까지 잃은 드웨인은 매일 등에 난 상처의 고통에 시달리며 몸부림쳤다. 이 일로 그는 늘 화가 나있는 사람이 되었다. 다쳐서 화를 내고,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아 화가 났다. 회사가 불공정한 처분을 내려서 화가 났고, 가족과 친구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나중에는 하다하다 이런 상황을 만든 신에게까지 화를 냈다. 드웨인에게 자신이 젊은 나이에 이 같은 고통을 겪는 건 모두 신이 잘못한 탓이었다.
드웨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 틀어박혀 보냈다. 라디오를 듣지도, 텔레비전을 보지도 않았으며,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불행한 삶을 생각하며 화, 우울, 의기소침 등의 부정적 감정을 반복하기만 했다. 이렇게 그는 자신을 완전히 봉쇄하고 외부 세상과 철저히 단절됐다. 어쩌다가 누가 그의 과거와 관련된 일을 묻기만 해도 크게 화를 내면서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쳤다. “몰라! 당장 나가!”
어느날, 드웨인이 어렵사리 문을 나섰다. 천천히 길을 걷던 그는 우연히 예전에 자신과 갈등을 빚었던 동료가 회사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순간 혈압이 오른 그는 양손으로 가슴을 부여잡고 그대로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된 드웨인은 의사에게 그 동료를 보자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고 가슴에 심한 통증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의사는 몇 가지 검사를 더 하더니 드웨인의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분노는 드웨인에게 더 딱 달라붙었다. 마흔한 살이 되던 해, 그의 심장이 두 번째 발작을 일으켰다. 병원을 방문한 가족, 의사, 목사는 침대 주위를 빙 둘러 서서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그들은 드웨인의 심장이 더 이상 자극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약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한 번만 더 크게 화를 냈다가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드웨인의 얼굴에 어느새 습관이 되어 버린 ‘그 일그러진 표정’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그는 부들부들 떨면서 크게 고함쳤다. “아니야! 절대 그렇게는 못 해! 죽었으면 죽었지 화를 안 내고 살 수는 없어!” 이 말은 드웨인이 스스로 내린 사형선고와 같았다.
3주 후, 전화통화를 하던 드웨인이 또 한 번 크게 화를 내면서 세번째 심장발작이 일어났다. 마지막 발작이었다. 가족들이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 자신을 죽음으로 이끈 수화기를 손에 꽉 쥔 채로.
일종의 본능인 분노는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과 사회의 각종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사람들은 걸핏하면 화가 나서 언제나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 듯 불안하게 산다. 어떤 사람들은 마치 화가 뭔지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속 깊은 곳에 강한 분노를 억누르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경우가 있는데 이렇듯 사람마다 분노를 처리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
하버드 심리학과는 자신의 분노를 빠르게 평가하고 알맞은 해결방안을 선택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화가 날 때는 자신에게 다음의 질문을 던져보자.
화낼 만큼 중요한 일인가
분명히 화가 나는데 그만큼 중요한 일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당신 생의 마지막 날에도 이 일로 화를 낼지 생각해 보자.
객관적으로 화낼만한 일인가
가족이나 친구에게 이 일을 어떻게 묘사할지 생각해 보자. 그들 같이 이 상황에 이성적인 사람도 같은 반응을 내놓을까?
바꿀 수 있는 일인가
교통체증, 나쁜 날씨, 갑작스런 정전 등은 분명히 화가 날만한 일이지만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럴 때는 화를 내 봤자 그만한 가치도 없을뿐더러 괜히 인성에 대한 오명만 쓰게 된다. 만약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개선하면 된다. 예를 들어 대화 중에 상대방이 계속 당신의 말을 자르면 우선 차분하게 냉정을 유지하다가 명확하게 “말 좀 끝까지 할게요.”라고 말하자.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화가 나면 이 일이 그만큼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자.만약 가치가 있다면 자신이 화를 통해 대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이유가 분명하고, 꼭 필요하다고 해도 얼굴까지 벌개져서 씩씩거릴 필요는 없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로 화의 근원을 없앨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자.
만약 화낼 가치도, 필요도 없는 일이라면 이제 화를 가라앉히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l 우선 화가 나는 원인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당신의 몸매를 놀리는 친구 때문일 수도 있고, 야근이 당연한 듯이 말하는 상사 때문 일수도 있다. 어떤 이유든 정확히 파악하고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견해야 화를 없애는 구체적인 방법이 떠오를 것이다.
l 화가 났을 때 “ 열 받아 죽겠네!”라고 소리쳐봤자 아무 도움도 안 된다. 냉정을 유지하면서 전제 문제 중에서도 가장 응어리 진 곳을 찾아내야 한다. 이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화가 조금 누그러질 것이다.
l 따지고 보면 결국 화가 나는 건 타인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다. 별 일 아닌데도 불같이 화를 내고 자기감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물불 안 가리고 아무한테나 성질을 부리는 습관이 있다. 이런 사람은 매우 소극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기 때문에 예전에 화가 났던 일을 생각하기만 해도 금세 화가 끓어오른다,자신의 사고방식이 화를 만들었음을 인식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화를 제어할 수 있다.
l 평소에 분노, 화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최대한 피하자. “기분이 좋지 않다.” 정도로 대체하면 화의 작은 불씨가 더 이상 커지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거친 말을 삼가는 편이 좋다. 상대방을 욕하거나 비속어를 섞어 말하면 그를 이미 적으로 규정해 버린 셈이 되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일이 불가능하다. 화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 해도 당사자들끼리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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