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감정수업
CHAPTER 7. 불안감, 미래를 흔드는 마음의 병(P 251)
7-8. 후회할 시간에 문제를 해결하라 (P 283)
어떤 사람들은 뭔가를 잘못하면 이미 벌어진 일을 어찌할 수 없는 데도 과도하게 자책하고, 불안에 떨다가 스스로 자신을 고통속으로 몰아 넣는다. 그리고 바로 이때, 후회라는 감정이 생겨난다. 후회에서 즉시 빠져나오지 못하면 고통 속에서 감정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후회가 불러오는 고통은 잘못이나 실수 자체가 일으키는 손실보다 휠씬 심각하다.
마흔 살의 토마스 칼라일은 가난에 허덕이면서도 7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자신의 첫 번째 책을 완성했다. 그는 즉시 친구를 찾아가 원고를 건네고 첫 번째 독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그 친구는 이미 큰 명성을 얻은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이었다.
밀 역시 크게 기뻐하며 하던 일을 모두 미루고 혼자 서재에 앉아 집중해서 원고를 읽었다. 훌륭한 글이었다. 읽을수록 매혹적이어서 출판되면 대단한 저작이 될 게 분명했다. 마지막 한 장까지 모두 읽은 그는 원고를 내려놓고 감동과 흥분에 휩싸여 뒷마당으로 나가 서성이며 생각에 잠겼다. 이 위대한 글이 최대한 빨리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아야 할 텐데, 내가 어떻게 토마스를 도울 수있을까?
바로 그때 서재에서는 악몽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밀이 나간 후, 바람이 불어 책상 위의 원고가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졌다. 마침 간식거리를 가져온 하녀가 이 모습을 보았고, 그녀는 주인님이 버린게 분명한 이 종이들을 말끔히 주워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에 던져 넣었다.
뒤늦게 원고가 모두 불에 타버린 사실을 알게 된 밀은 큰 충격을 받았다. 엄청난 고통과 죄책감을 안고 칼라일의 집에 간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 불행을 알렸다. 칼라일은 너무 놀라 정신이 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두 사람은 한참이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중에 칼라일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그날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귀신처럼 창백한 얼굴을 한 존은 너무 당황하고 두려워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어요. 그가 너무 고통스러워하기에 오리려 제가 그를 위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칼라일이 입을 뗐다. 간신히 조금 정신을 차린 그는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친구에게 말했다. 괜찮아, 그렇게 괴로워할 거 없어, 다시 쓰면 되니까, 벌써 그렇게 결정했어.
하지만 다시 쓰는 일이 그리 쉽겠는가? 작가가 이미 완성한 원고를 기억에 의존해 다시 쓴다는 건 아예 새로 쓰는 것보다 휠씬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칼라일은 엄청난 분노와 스트레스를 잠재우고 남다른 의지력을 바탕으로 수개월 후에 다시 한 번 원고를 완성했다.
이 소식을 들은 밀은 칼라일 본인보다 더 기뻐하며 눈물을 흘렸다. 자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나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네. 대체 어떻게 해냈나?
칼라일이 대답했다. 이미 사실이 되어 버린 일을 내가 어찌할 수는 없지, 하지만 그 사실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바꿀 능력은 있다네.
후회할 시간에 잘 못을 바로잡는 편이 휠씬 현명하다. 하버드 비즈니즈 스쿨은 미국 최고의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다. 이곳의 교수들은 학생들의 결정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학생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선택 중에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능력을 연마한다. 교수들은 학생이 잘못된 선택을 내려도 다그치지 않으며, 대신 그들이 실패에서 걸어 나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끈다. 손 놓고 후회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 더 낫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을 살펴라
잘못이나 실수가 발생하면 최대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발생의 원인을 찾아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늘 후회 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후회가 아주 얕은 감정에 머물 뿐, 깊은 인식에까지 미치지 못해 이후의 행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후회의 감정이 생겨나면 깊은 사고를 통해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만약 그 원인이 자신의 성격이나 기질이라면 점진적인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
자신을 용서하라
이미 일어난 일을 아무리 후회해봤자 바뀌는 건 없다. 극심한 후회가 들면 자신을 용서하고 다른 방법을 선택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말해주자. 이런 사고방식은 후회의 감정을 약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자신을 용서하되 후회의 경험만큼은 반드시 복기해야 한다. 건망증은 같은 잘 못을 반복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나 잘 못에 괴로워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을 잊지 말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개선의 여지를 살펴라
잘못된 선택을 하면 우선 바로잡을 수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만약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피해나 손실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라 도저히 어찌해 볼 여지가 없다면 담담히 잘못을 인정하고 다음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타인의 도움을 구하라
후회의 감정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면 심신에 좋을 리 없다. 혼자 빠져나올 수 없다면 타인을 향해 도움을 구하고 최대한 빨리 고통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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